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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의 숨겨진 보물, 선양에서의 역사와 미식 여행

by bktravel 2025. 4. 28.

중국 동북지역의 중심도시이자 요녕성의 성도인 선양(瀋陽)은 베이징이나 상하이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 깊은 역사와 독특한 음식 문화를 가진 매력적인 도시예요. 특히 청나라의 발상지로서 풍부한 역사적 유산과 만주 지역 특유의 맛있는 요리들이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5일간의 선양 여행에서 경험한 역사적 장소들과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나누고 싶어요.

중국 동북의 숨겨진 보물, 선양에서의 역사와 미식 여행
중국 동북의 숨겨진 보물, 선양에서의 역사와 미식 여행

청나라의 시작을 만나다, 선양의 역사 유적지

선양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청나라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라는 점이에요. 첫날, 저는 선양의 상징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선양 고궁(瀋陽故宮)'을 방문했어요. 베이징의 자금성보다 규모는 작지만, 청나라 초기의 독특한 건축 양식과 만주족의 문화를 잘 보여주는 곳이었어요. 특히 눌하치와 홍타이지가 실제로 거주했던 대정전과 봉황루가 인상적이었답니다. 한국의 궁궐과는 또 다른 분위기로, 만주족 특유의 장식과 문양이 곳곳에 새겨져 있었어요.

궁전 내부에는 청나라 초기의 황제들이 사용했던 물건들과 문서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만주어와 한자가 함께 쓰인 문서들이 특히 흥미로웠어요.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선양 고궁은 후에 베이징으로 수도를 옮긴 후에도 '동경(東京)'으로 불리며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고 해요. 청나라 황제들은 정기적으로 이곳을 방문해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냈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북릉공원(北陵公園)'이었어요. 이곳은 청나라의 태조 누르하치(1559-1626)의 묘인 '영릉(永陵)'이 있는 곳으로, 넓은 공원과 함께 웅장한 묘지 건축을 볼 수 있었어요. 붉은 벽과 황금 지붕이 인상적인 정문을 지나 긴 신도(神道)를 따라 걸으며, 청나라의 창시자를 기리는 장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공원 내에는 소나무와 단풍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있어서, 가을에 방문했던 저에게는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해주었어요.

선양에는 또 다른 청나라 황릉인 '동릉(東陵)'도 있어요. 이곳은 청 태종 홍타이지(1592-1643)와 그의 황후 효장문황후의 묘소인 '소릉(昭陵)'이 있는 곳이에요. 북릉과는 또 다른 건축 양식과 배치를 가지고 있어서, 청나라 초기 황실 문화의 변화를 엿볼 수 있었어요. 특히 묘로 이어지는 길에 있는 석상들은 세밀한 조각 솜씨가 돋보였답니다.

역사 유적지를 구경하면서 느낀 점은, 선양이 단순히 청나라의 출발점이었을 뿐 아니라, 만주족의 문화적 정체성이 깊게 새겨진 곳이라는 것이었어요. 한족 중심의 중국 문화와는 또 다른, 북방 유목민의 영향을 받은 독특한 문화의 흔적들이 도시 곳곳에 남아있었답니다.

청나라 역사에 관심이 더 생겨 '선양 박물관'도 방문했는데, 이곳에서는 선양 지역의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어요. 특히 만주족의 생활 도구, 사냥 장비, 의복 등이 잘 전시되어 있어서 그들의 일상생활을 상상해볼 수 있었죠. 박물관 한쪽에는 '만주국' 시기의 전시물도 있어서, 한국과도 관련된 근대사의 아픈 역사도 엿볼 수 있었어요.

동북의 맛을 만끽하다, 선양의 미식 탐방

선양은 중국 동북 요리의 중심지로,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다양한 음식들이 있어요. 특히 춥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한 든든하고 풍성한 요리들이 발달했다고 해요. 저는 현지 친구의 추천으로 음식 탐방에 나섰답니다.

가장 먼저 맛본 것은 선양의 대표적인 요리인 '라오지에 궈바오로우(老街鍋包肉)'였어요. 한국의 탕수육과 비슷하지만, 소스가 달지 않고 새콤한 맛이 특징이에요. 바삭한 튀김옷과 얇게 썬 고기, 그리고 새콤달콤한 소스의 조화가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특히 '라오지에(老街)'라는 유명한 식당에서 먹는 궈바오로우는 특제 소스로 만들어 더욱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다음으로 '디스안동(地三鮮)'이라는 요리를 맛봤어요. 감자, 가지, 피망을 튀겨서 매콤한 소스에 볶은 요리인데,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인상적이었어요. 이 요리는 동북 지방의 대표적인 가정식으로, 현지인들의 일상적인 식탁에 자주 오른다고 해요.

선양의 또 다른 명물인 '라자오(辣醬)'도 빼놓을 수 없었어요. 라자오는 매운 고추 소스로, 만두나 국수 등에 찍어 먹는 소스예요. 현지인들은 아침마다 이 라자오를 듬뿍 찍어 만두를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아침에 '렌치장만두(蓮池湯餃)'라는 유명한 만두 가게에서 만두와 함께 라자오를 맛봤는데,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이 정말 중독성 있었어요.

점심에는 '싱런관(興隆館)'이라는 오래된 식당에서 '다판지(大盤雞)'를 먹었어요. 닭고기와 감자, 각종 채소를 넓은 접시에 푸짐하게 담아 매콤하게 볶은 요리인데, 밑에 손으로 찢은 면을 깔아서 함께 먹는 방식이었어요. 매콤한 맛과 쫄깃한 면의 조화가 일품이었답니다. 이 요리는 신장 지역에서 유래했지만, 선양에서도 인기 있는 메뉴라고 해요.

저녁에는 청나라 시대의 황실 요리를 재현한 '황가대원(皇家大院)'이라는 식당을 방문했어요. 이곳에서는 청나라 궁중 요리인 '만한전석(滿漢全席)'의 일부 메뉴를 맛볼 수 있었어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팔보정채(八寶釘菜)'라는 요리였는데, 여덟 가지 재료를 정교하게 배치해 만든 요리로, 맛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웠어요. 만주족 전통의 '살물(撒母)'이라는 요리도 특별했는데, 양고기와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탕이었어요. 현지인들은 이 요리가 몸에 좋다고 하더라고요.

선양의 밤은 길거리 음식으로 마무리했어요. '중가로(中街路)'라는 번화가에는 다양한 노점상들이 있어, '마라탕(麻辣燙)', '철판구이(鐵板烤)', '양꼬치(羊肉串)' 등을 맛볼 수 있었어요. 특히 양꼬치는 동북 지방 특유의 향신료를 사용해 구워, 독특한 풍미가 있었답니다. 추운 밤에 뜨끈한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현지인들과 어울리는 경험은 정말 특별했어요.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선양의 일상 속으로

선양의 역사 유적지와 맛있는 음식을 즐긴 후, 저는 현지인들의 일상을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선양은 역사적인 도시이지만, 동시에 현대적인 대도시로서의 면모도 가지고 있었답니다.

'태원가(太原街)'는 선양의 대표적인 쇼핑 거리로, 현대적인 쇼핑몰과 백화점이 즐비해 있었어요. '중가로'와 함께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었는데, 한국의 명동이나 강남을 연상케 했어요. 특히 '완다광장(萬達廣場)'은 규모가 어마어마했는데, 쇼핑뿐만 아니라 영화관, 식당, 엔터테인먼트 시설까지 모두 갖춘 복합 문화 공간이었어요.

현대적인 면모와 대조적으로, '오악시장(五角市場)'이라는 전통 시장도 방문했어요. 이곳에서는 현지 농산물, 해산물, 육류, 건어물 등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특히 동북 지방의 특산품인 산나물, 버섯류, 각종 절임 식품이 눈에 띄었어요. 시장 한켠에는 '마훈(麻渾)'이라는 전통 과자를 만드는 가게가 있었는데, 참깨와 견과류를 섞어 달콤하게 만든 이 과자는 선양의 유명한 간식이라고 해요. 한 박스 사서 친구들과 나눠 먹으려고 구매했답니다.

오후에는 '북릉공원' 주변의 차이나타운을 둘러봤어요. 이곳은 한족이 아닌 조선족, 몽골족 등 다양한 소수민족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특색 있는 음식점과 상점들이 많았어요. 특히 조선족 음식점에서 맛본 '냉면'은 평양냉면과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맛이었는데, 우리나라 냉면의 뿌리를 느낄 수 있었답니다.

저녁에는 허핑구(和平區)의 카페 거리를 방문했어요. 선양도 다른 중국 대도시들처럼 카페 문화가 발달해 있었는데, 특히 '1905 문화창의구역'이라는 곳은 옛 공장을 개조해 만든 복합 문화 공간으로,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와 바, 소규모 갤러리가 모여 있었어요. 이곳에서 만난 현지 대학생들은 선양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자부심이 강했어요. 그들에 따르면, 선양은 '동북 문화의 중심'이자 '청나라의 요람'으로, 중국 내에서도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도시라고 해요.

마지막 날, 선양의 서쪽에 위치한 '선양 북릉공원'을 다시 찾아 아침 산책을 했어요. 이른 아침부터 태극권을 하거나 산책을 즐기는 현지인들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공원 한쪽에 있는 작은 차 가게에서 '라오컹차(老坑茶)'라는 지역 차를 마시며, 5일간의 선양 여행을 되돌아봤습니다.


선양은 베이징이나 상하이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청나라의 발상지로서의 깊은 역사와 동북 지방 특유의 미식 문화가 매력적인 도시였어요. 특히 한국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 덕분에 문화적으로도 친숙한 느낌이 있어, 중국 여행 초보자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곳이에요.

여행 팁을 드리자면, 선양은 동북지방이라 겨울에는 매우 춥고 여름에는 덥습니다. 봄(4-5월)이나 가을(9-10월)이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예요. 시내 이동은 지하철이 편리하고, 주요 관광지는 대부분 지하철로 접근 가능해요. 음식은 전반적으로 한국인 입맛에 잘 맞지만, 기름과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니 위가 약하신 분들은 주의하세요. 언어는 영어가 잘 통하지 않으니, 기본적인 중국어 회화나 번역 앱을 준비하시면 더 편안한 여행이 될 거예요.

청나라의 역사를 품고 있는 선양의 골목골목을 걷다 보면, 중국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유서 깊은 역사 유적지와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이 도시로의 여행,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