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부터 저의 아르헨티나 여행기를 연재하려고 해요. 본격적인 현지 이야기에 앞서, 첫 번째 글에서는 '인천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의 긴 여정'을 소개해 드릴게요. 지구 반대편까지 가는 30시간의 여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모험이었답니다. 에미레이트 항공을 타고 두바이를 경유하고, 브라질 상파울루에 기착한 후 최종 목적지인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그 여정의 이야기를 함께 나눠볼까요?
인천에서 두바이까지: 럭셔리 사막 왕국으로의 첫 비행
여행의 설렘과 함께 인천공항에 도착한 건 출발 3시간 전이었어요. 코로나 이후 달라진 출국 절차와 오랜만의 장거리 여행에 대한 긴장감으로 일찍 도착했답니다. 에미레이트 항공 카운터는 생각보다 한산했고, 체크인도 순조롭게 진행됐어요. 수하물 20kg 제한이 있었지만, 3주간의 여행 짐을 18kg로 맞춰 다행히 추가 요금은 내지 않았답니다.
보안 검색대와 출국 심사를 마치고 면세점에서 잠시 시간을 보낸 후, 드디어 에미레이트 항공 EK323편에 탑승했어요. 인천에서 두바이까지는 약 10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하더라고요. 에미레이트 항공은 처음 타봤는데, A380 2층 이코노미석이었지만 좌석 간격이 넓고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훌륭해 생각보다 편안했어요. 특히 한국어 영화와 드라마가 꽤 많아 비행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답니다.
기내식은 한식과 아랍식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모험심을 발휘해 아랍식 치킨 브리야니를 선택했어요. 생각보다 맛있었지만, 향신료가 강해서 조금 당황했답니다. 식사 후에는 졸음이 밀려와 4시간 정도 숙면을 취했고,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두바이 상공이었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끝없는 사막과 그 위에 우뚝 솟은 초고층 빌딩들의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두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현지 시간으로 새벽 4시. 한국과의 시차는 5시간이었지만, 비행기에서 잠을 자서 그런지 시차 적응은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두바이 공항은 그 규모와 시설에 정말 압도됐어요. 마치 작은 도시 같았죠. 환승 시간이 6시간이나 있어 공항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공항 내 정원, 수영장, 최신식 라운지 등을 둘러보며 지루할 틈이 없었답니다.
대륙 횡단: 두바이에서 브라질 상파울루까지
두바이에서의 환승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두 번째 비행, EK261편에 탑승했어요. 두바이에서 브라질 상파울루까지는 무려 14시간이 넘는 대장정이었어요. 이 노선은 아프리카 대륙과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초장거리 노선으로, 지도 앱으로 경로를 확인했을 때 그 거리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이번에는 보잉 777-300ER 기종이었는데, A380보다는 좌석이 조금 좁았지만 여전히 편안했어요. 14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걱정했는데, 에미레이트 항공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정말 구원자였어요. 최신 영화부터 클래식 명작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어 4편의 영화를 연달아 봤답니다.
대서양 상공에서 맞이한 일몰은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구름 위로 펼쳐진 주황빛 하늘과 수평선이 만나는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어요. 비행기 창을 통해 본 어둠 속의 대서양과 아프리카 대륙의 불빛들도 인상적이었답니다.
기내에서는 두 번의 식사와 간식이 제공됐는데, 특히 브라질 음식에서 영감을 받은 두 번째 식사 메뉴가 인상적이었어요. 고기와 콩을 베이스로 한 요리였는데, 브라질에 가기 전부터 현지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았어요. 식사 후에는 몇 시간 더 자고 일어나니 브라질 해안선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남미 대륙에 첫 발을 딛는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답니다.
남미의 관문: 상파울루 기착과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착
상파울루 과룰료스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현지 시간으로 오후 4시였어요. 이 항공편은 상파울루에서 승객을 내리고 태운 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이동하는 기착 노선이었어요. 상파울루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는 약 3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했어요.
항공기 청소와 새 승객 탑승을 위해 모든 승객이 비행기에서 내려 환승장을 통해 대기실로 이동했어요. 상파울루 공항은 두바이만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남미 최대 규모답게 상당히 컸어요. 환승 구역에서 브라질 커피를 맛볼 수 있는 카페가 있어 유명한 브라질 커피를 한 잔 마셨는데, 과테말라산 원두보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인상적이었어요.
약 1시간 반의 환승 시간 후, 다시 같은 항공기에 탑승했어요. 상파울루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의 짧은 비행이지만, 이미 30시간 가까이 여행 중이라 몸은 꽤 피곤한 상태였어요. 그래도 남미의 대평원 '팜파스'를 하늘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는 생각에 창가에 바짝 붙어 앉았답니다.
예상대로 창밖으로 펼쳐진 끝없는 초원과 목장의 풍경이 장관이었어요. 가이드북에서만 보던 아르헨티나의 팜파스를 직접 보니 감회가 남달랐어요. 해가 저물기 시작할 무렵, 드디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에세이사 국제공항에 착륙하니 현지 시간으로 저녁 7시, 한국 시간으로는 다음날 아침이었어요.
30시간의 긴 여정 끝에 드디어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 도착했다는 실감이 났어요. 입국 심사를 기다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어요. '이제부터 3주간의 진짜 모험이 시작되는구나...'
여행의 시작부터 하나의 작은 모험이었던 이 여정. 비행기를 세 번 갈아타고, 지구 반 바퀴를 돌아 도착한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다음 글에서는 탱고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의 첫인상과 72시간 동안의 경험을 들려드릴게요. 기대해 주세요!
(이 글은 아르헨티나 여행기 시리즈의 프롤로그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의 72시간을, 그 다음 편에서는 파타고니아와 이과수 폭포의 자연 경관을, 마지막 편에서는 아르헨티나의 문화와 음식, 그리고 현지인들과의 교류를 소개해 드릴게요.)